vol.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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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취업률 자체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해가 지날수록 기업들이 즉시 업무가 가능한 현장 맞춤형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SK그룹이 2022년부터 정기 공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에 현대차그룹이, 2020년에 LG그룹이 정기 공채를 폐지했으니, 한국의 4대 기업 중 정기 공채를 유지하는 기업은 삼성뿐인 셈이다.
기업이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업무가 점점 전문화, 세분화 되어감에 따라 신입 교육에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는 신입 교육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국내 3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대졸 신입사원 교육에 대기업은 23.1개월, 중소기업은 13.9개월이 들고, 1인당 5,959만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경영자총협회, 2013). 이런 지출을 줄이고자 부서별로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신입을 적시에 채용할 수 있는 수시 채용이 주목을 받게 됐다.
대기업이 이러한데 사람 한 명이 아쉬운 지역기업이 업무에 꼭 맞는 인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지역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에서 여러 매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재 채용에는 한계가 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역 기역과 대학이 협업하여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현장 맞춤형 인재로 키워내자는 것이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들에게는 입학이 곧 취업이다. 입학과 동시에 기업과 채용약정을 맺기 때문이다. 입학생은 1년간 학업에 전념하며 전공 기초능력과 현장실무 기본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2·3학년은 기업과 정규직 채용을 확약 후 학업과 일을 병행한다. 기업의 근무시간에는 일하고, 주말이나 야간에 수업을 받거나 프로젝트 기반 수업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식이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학제는 3년 6학기제로 3학년을 마치면 졸업이다. 4년제 학사 학위를 3년 만에 취득하는 것이다. 게다가 2·3학년 동안 기업에서 일한 2년이 고스란히 경력으로 인정된다. 졸업 후 1년의 의무근무 기간을 마치면 어느덧 경력 3년 차의 직장인이 된 것이다. 이제 막 4년제 대학을 졸업해 취업 등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선 동기들을 훌쩍 앞서있게 된다.
학비 부담도 덜 수 있다. 1학년은 희망사다리 장학금으로 학비 전액이 면제되고, 2·3학년 때는 기업이 학비 50%를 지원한다. 일을 시작하면 급여도 따로 나온다. 학자금, 생활비 대출로 사회 초년생 절반이 빚을 지고 출발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가벼운 출발이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 입학은 곧 채용이다. 입학생이 미래의 사원이기 때문에 어떤 학생이 입학하는지, 뭘 학습하는지가 기업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여 기업 인사담당자도 면접에 참여해 함께 일하고 싶은 학생을 선발한다. 교과과정은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한다.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커리큘럼을 거친 학생들은 실전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기업 맞춤형 인재로 성장하여 신입 교육 비용이 절감된다.
KIAT는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특히, 산학협력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참여기업과 대학 간의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를 교육과정으로 편성하여 다양한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업 지원제도 확충을 검토하는 한편, 혁신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중견기업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현재 전국 8개 대학에 28개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8개 대학은 서울·경기·인천, 충청, 경북, 전남 등 전국에 골고루 자리 잡아 곳곳에서 지역 산업 발전을 책임질 인재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구직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균형 잡힌 산업 발전이라는 숙원을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KIAT는 더 큰 미래를 준비 중이다. 2019년 8월, 정부는 DNA+BIG3 산업에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DNA란 Data, Network, Ai를, BIG3란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일컫는다. 미래의 핵심적인 먹거리 시장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핵심기술 개발을 주도할 인재를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흐름에 발맞춰 2020년에는 첨단의료기기학과, 미래형자동차학과 등 DNA+BIG3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특히 AI 기술을 산업체 전반에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설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조기취업형 계약학과가 지역 산업 발전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성장을 이끌 차세대 인재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도록 KIAT는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